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경기도 이천의 병원 건물 4층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졌던 게 지난 여름입니다. <br> <br>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워 피해가 컸죠.<br> <br>반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안전할까요.<br> <br>이솔 기자가, 다시 가봤습니다. <br><br>[기자]<br>지난해 8월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 병원 건물 화재. <br> <br>건물 4층 투석전문병원에서,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. <br> <br>불은 바로 아래층 스크린골프장 철거 공사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. <br> <br>[화재 건물 입주 상인] <br>"화재경보기가 안 꺼지는거야. 그래서 나가봤더니 저쪽에서 그냥 시커면 연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느낌에도 벌써 이거는 (보통일이) 아니더라고." <br> <br>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대피시키던 고 현은경 간호사는 병원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. <br><br>현 간호사는 의사자로 선정됐지만, 남편은 아내 없는 쓸쓸한 설을 보냈습니다. <br> <br>[고 현은경 간호사 남편] <br>"크리스마스, 연말, 이제 또 새해… 옆에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상심이 크죠. 고향이 삼척이에요. 3시간 가는 동안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." <br><br>3층 철거 현장에서 전력을 차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했고, 작업자들이 오랫동안 쓰지 않던 에어컨을 작동시키면서 불이 시작됐습니다. <br> <br>심지어 방화문을 열어두고 대피해 연기가 계단을 통해 4층 병원으로 빠르게 올라갔습니다. <br><br>[고 현은경 간호사 남편] <br>"불이 났어 사람이 있었어. 작업자가, 소화기도 있었어. 왜 초동 조치를 안 취하고 도망을 갔냐는 얘기지,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거야. 방화문은 심지어 소화기를 괴어놓고 갔어." <br> <br>경찰은 철거업자와 시공·감리 책임자 등 5명을 검찰에 넘겼지만, 워낙 소규모 업체다보니 온전한 배상 책임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. <br><br>지난해 화재가 난 병원이 있던 자리입니다. <br> <br>병원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, 지금은 내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.<br> <br>[화재 건물 입주 상인] <br>"조사가 다 끝난 다음에 12월 중순부터 철거하기 시작한거지. 원상복귀를 해야 누가 들어오겠지." <br> <br>노약자 시설일수록 저층에 있어야 피난이 쉽지만, 건축법상 의무 규정은 없습니다. <br> <br>임대료도 저층이 더 비싸다보니 주로 고층에 있기 일쑤입니다. <br> <br>전문가와 함께 병원 등이 입주한 상가건물 4곳을 점검해봤습니다. <br> <br>3층에 요양원이 있는 4층짜리 상가건물. <br> <br>계단 한쪽에 불에 타기 쉬운 종이상자들이 쌓여있습니다. <br> <br>모든 층마다 방화문이 활짝 열려있습니다. <br> <br>[이송규 /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] <br>"여기서 연기가 나면 연기가 이리로 가겠죠. 위층으로 올라가겠죠. 이렇게 굴뚝 역할이 있어서 더 위험해지는 거예요." <br> <br>7층에 산후조리원이 입주해 있는 또다른 건물. <br> <br>1층 방화문을 아예 떼어냈고, 옥상 출입문은 잠겨있습니다. <br> <br>[이송규 /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] <br>"화재가 났을 경우 이 문을 통해서 옥상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지금 문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. 직접 관리자가 와서 문을 열어야 되는데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있죠." <br> <br>결국 4곳 모두 안전 규정을 위반하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이천 병원 화재 이후, 소방안전 불량으로 적발된 병원 입주 건물은 모두 361곳. <br> <br>소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. <br><br>다시간다 이솔입니다. <br><br>PD : 홍주형 <br>AD : 나난현 <br>작가 : 이태희<br /><br /><br />이솔 기자 2sol@ichannela.com